<< EF-111A Raven >>
미 공군은 전자전 지원을 위한 전자 교란기로 1967년부터 EB-66을 개발하여 운용하여 왔으나, 베트남전에 투입된 EB-66은 전자교란 효과가 미흡하여 월맹의 지대공 미사일(SAM : Surface to Air Missile) 및 대공포(AAA : Anti-Aircraft Artillery) 체계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할 수가 없었다. 또한 구소련 동유럽에 구축하고 있는 성능이 향상된 지대공 미사일 및 대공포 등의 방공체계는 서방세계에 큰 위협이 되어 왔다.
이러한 베트남전에서의 경험과 유럽에서의 구소련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미 공군은 1971년부터 EB-66을 대체할 강력한 전파방해 효과를 보유한 차세대 전자전기의 개발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미 공군은 한때 해군을 보유하고 있는 EA-6B의 도입을 검토하였으나, 전역의 종심이 깊은 유럽에서는 항속거리가 짧은 EA-6B가 부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마하 2.5의 고속성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긴 항속거리와 저공 침투능력, 탑재능력 등이 우수하여 적지 깊숙이 침투하는 공격편대군을 선도하는 능력을 갖춘 F-111A를 개조하기로 결정하였다.
1974년 미공군은 General Dynamics사 및 Grumman사와 설계 연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고, 1975년 1월 EA-6B와 동형의 전술전파 방해장비를 탑재한 Grumman사의 설계안을 채택하였다.
1977년 3월 10일부터 EF-111A Raven의 항공역학적 실험비행이 행해졌으며, 동년 5월 17일부터는 전자전 시스템에 대한 평가비행이 수행되었다. 그 이후 Grumman사와 미공군에 의해 계속된 시험비행에서 EF-111A Raven이 적의 전자적 위협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아군의 공격기 편대군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어 1979년 4월 양산계약을 체결하였다.
1981년 6월 26일 첫 비행한 EF-111A의 양산형은 그 해 7월부터 미 공군에 인도되어 작전 배치되기 시작하였으며, 1987년 1월 미 공군과 Grumman사는 전자장비의 발전 추세에 부응하기 위하여 전자전 장비를 비롯한 항공전자 장비 현대화를 위한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였다.
EF-111A Raven은 성능 및 제원이 원형기인 F-111A와 동일하나 수직 꼬리날개 위에 전자전을 위한 각종 수신부를 내장한 포드 때문에 외형상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미 공군은 EF-111A를 E-3 AWACS와 함께 아군의 공격편대군 침투를 위한 적국의 방공망에 대응하는 필수적인 전력으로 운용하고 있다.
EF-111A는 적의 대공무기 사정거리 밖에서 선회하며 강력한 전파방해 시스템을 사용하여 아군 공격기 편대의 항로를 보호하는 원격 전파방해(Stand Off Jamming) 방법과 중요한 목표물을 공격하는 편대군과 동반하는 동반침투 전파방해(Escort Jamming) 등의 전술을 사용하여 아군의 공격기 편대를 적의 지대공 미사일 및 대공포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이러한 임무수행을 위한 EF-111A의 장비는 AN/ALQ-99E 전술전파 방해 시스템과 AN/ALQ-137 자체방어 시스템, AN/ALR-62 레이더 경보 수신기 등 다양하다.
AN/ALQ-99E 시스템은 저의 전파발사원을 신속히 탐지, 식별 후 위치를 확인하여 주며 AN/ALQ-137 고출력 전파방해 장비는 적의 레이더망을 교란하여 무력화시킨다.
그 외에도 지형에 따라 일정한 고도를 유지시켜 저고도 침투를 가능하게 하는 AN/APQ-134 항법레이더와 AN/AJN-16 관성항법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1987년부터 시작된 전자장비 현대화 계획에 따라 링 레이저 자이로 관성 항법장비(Ring Laser Gyro INS)와 위성 항법 체계(GPS : Global Positioning System)를 장비하였다.
이와 같은 전술전자 방해기 EF-111은 조종사와 전자전 통제사 2명으로 운용되는데, 모든 전술전과 방해시스템은 EWO에 의해 운용된다.
EF-111A Raven은 1981년 1월부터 1986년 11월 까지 총 24대가 미 공군에 인도되어 2개의 전자전 대대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 이외의 국가에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18대의 EF-111기가 참전한 걸프전 당시에는 공격개시 5시간 전부터 EC-130H Compass Call 과 함께 이라크군의 지휘통제 통신 (C3 : Command Control & Communication) 체계에 대한 통신방해를 시작하였고, 이라크군의 레이더망을 교란하여 공격편대의 표적공격 임무를 보조하였으며, F-4G와 함께 이라크의 방공망을 제압하여 항공력이 주축이 된 걸프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